초등 2학년 마지막 수업.

담임선생님의 불편한 다리를 다른 친구들과 달리, 보이는 대로 그렸던 소년.

교탁 앞에 늘어선 줄.

검사받는 순간까지 가슴을 졸였지만 

“열심히 그려줘서 고맙다.”

따뜻한 한마디에 꿈을 가졌습니다. 

‘나도 선생님 되어야지.’

 

시간이 지나면서 유년의 감성은 디지털 속도에 밀리고 

다들 저 살기 바쁜 한 세기에 익숙해질 즈음

어린 꿈이 추억으로 남아있음을 깨닫게 해 준 2011년 봄.

운명처럼 내 앞에 선 아이들.

작은 칭찬에도 가슴이 뛰어 그 옛날 나를 돌아보게 한 아이들.

흔들리는 삶의 대안이 무엇인지, 어떻게 찾아가는지

잊고 살았던 선생님의 이름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문.밖.

 

세상은 좁은 문을 만들고 문 안 비루한 권력에 서로 줄서려 애쓰지만

금빛 새장 안에 사로잡혀 날지 못한다면 어찌 새인가?

너른 세상을 바로 보고, 자유롭게,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삶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성문 밖으로 나서자고, 너희가 주인이라고

그렇게 학교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홀로 서기, 함께 서기, 바르게 서기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자립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마음을 지우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따뜻한 마음이 사람을 존엄하게 합니다. 

외롭게 약한 이에게 손을 내미는 연대의 끈을 가져야 합니다.

정직한 자세로 실천하는 용기가 자신을 당당하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시민으로 자라는 동안

말동무가 되고, 길동무가 되고, 언제든 어깨동무 할 수 있는.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 추억이 쌓여

작지만

어느새 든든한 학교입니다.

 

 

성문밖학교 교장 권재형